2008년 11월 30일
같은 류의 사람들
목욕탕에서 어떤 여자를 만났다. 자그마한 체구에 열심히 운동을 해서 살을 뺀 흔적이 남아 있는 중년 여인. 샤워기 하나 차지하고 오래 있더니 어느 순간 보이지 않았다. 아무 생각없이, 그 여자가 이제 저기 서 있지 않구나, 이런 정도로만 바라보고 있는데 몸이 썩 편해 보이지 않는 할머니가 지나가다 쯔쯔 혀를 차고는 꼭지를 돌려 물을 잠그는 것을 보고서야 그 여자가 물을 틀어놓은 채 가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그 여자가 내 앞에 나타났다. 몸이 시뻘개져서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아마 사우나실 들어갔다 나온 모양이다. 아니, 대체 누가 이렇게 물을 틀어놨어, 어느 아주머니 말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그 여자는 또 사라졌고 샤워기에서는 물이 기세좋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 아주머니가 물을 잠궜다. 그렇게 그 여자는 사우나실을 들락거리면서 연신 샤워기를 틀었는데, 틀기만 할 뿐 도무지 잠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 부분에서는 뇌 한 부분이 마비되어 버린 건 아닐까 싶기까지 했다.
그러고 보니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나도 그런 인간과 더불어 스무 해를 살았으니까. 수도꼭지 틀어놓을 줄은 알아도 잠글 줄은 모르는 남자, 가스불은 켜놓을 줄 알아도 끌 줄은 모르는 남자, 문을 열어놓기만 할 뿐 생전 닫을 줄을 모르고, 창을 열어놓고 닫지는 않고, 요즘같은 겨울에 침대에 온열매트 켜는 것은 아무리 취해 들어와도 절대 잊지를 않지만 일어나 나갈 때는 절대 그 다이얼 1센티 쯤 돌려서 끄지 않는다. 화장지를 찾아 풀어쓰기는 하지만 그것을 쓰레기통까지는 가져가지 않고, 그가 앉았던 자리 주변에는 쓰다 부러진 이쑤시개가 널려 있다. 언제나 그의 뒤를 쫓아다니며 그가 마무리하지 못 한 것을 해야 한다. 단순히 귀찮은 것도 있지만 때로는 자칫 방치하면 위험한 것도 있다. 잔소리하다 지쳐서 이제는 입 꾹 다물고 잠그고 닫고 치우고 버리기만 할 뿐이다. 그 남자만 그러는 줄 알았는데 같은 류의 사람이 더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내가 센 것만도 일곱 번이었다, 그 여자가 샤워기 물을 잠그지 않은 게. 다른 이들이 오가며 열심히 잠궈줄 뿐이다. 그들 중 누군가가 여자에게 한 마디 할 법도 한데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어쩌면 그런 류 사람에게는 잔소리가 필요없다는 것을 이미 터득한 것 아닐까. 자칫 말 꺼냈다가 생떼를 쓰며 언성이나 높일 지도 모르니까 사람들은 아무 말도 없이 쏴아 쏟아지는 물만 잠글 뿐이다. 그러면...남편도 목욕탕 가면 똑같은 짓 하는 건 아닐까. 남자들도 뒤에서 혀만 끌끌 차고는 대신 잠가줄까.
그러고 보니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나도 그런 인간과 더불어 스무 해를 살았으니까. 수도꼭지 틀어놓을 줄은 알아도 잠글 줄은 모르는 남자, 가스불은 켜놓을 줄 알아도 끌 줄은 모르는 남자, 문을 열어놓기만 할 뿐 생전 닫을 줄을 모르고, 창을 열어놓고 닫지는 않고, 요즘같은 겨울에 침대에 온열매트 켜는 것은 아무리 취해 들어와도 절대 잊지를 않지만 일어나 나갈 때는 절대 그 다이얼 1센티 쯤 돌려서 끄지 않는다. 화장지를 찾아 풀어쓰기는 하지만 그것을 쓰레기통까지는 가져가지 않고, 그가 앉았던 자리 주변에는 쓰다 부러진 이쑤시개가 널려 있다. 언제나 그의 뒤를 쫓아다니며 그가 마무리하지 못 한 것을 해야 한다. 단순히 귀찮은 것도 있지만 때로는 자칫 방치하면 위험한 것도 있다. 잔소리하다 지쳐서 이제는 입 꾹 다물고 잠그고 닫고 치우고 버리기만 할 뿐이다. 그 남자만 그러는 줄 알았는데 같은 류의 사람이 더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내가 센 것만도 일곱 번이었다, 그 여자가 샤워기 물을 잠그지 않은 게. 다른 이들이 오가며 열심히 잠궈줄 뿐이다. 그들 중 누군가가 여자에게 한 마디 할 법도 한데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어쩌면 그런 류 사람에게는 잔소리가 필요없다는 것을 이미 터득한 것 아닐까. 자칫 말 꺼냈다가 생떼를 쓰며 언성이나 높일 지도 모르니까 사람들은 아무 말도 없이 쏴아 쏟아지는 물만 잠글 뿐이다. 그러면...남편도 목욕탕 가면 똑같은 짓 하는 건 아닐까. 남자들도 뒤에서 혀만 끌끌 차고는 대신 잠가줄까.
# by | 2008/11/30 12:42 | DRy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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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어머니들의 아버지 감시(?)는 만민 공통이군요. 喬兒의 아버지도 어머니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인지 어머니 싫어하는 거 뻔히 알면서 누워서 담배피고 뭔가 뒷끝이 남고…, 의외로 어머니 외출하시고 아버지와 둘만 있으면 잘 해주시는데 말이죠. :)
상식vs무상식은 항상 무상식의 승리! -_ㅠ
더럽고 치사해서 입 다무는 건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