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27일
그걸 못 참고
막둥이는 매일 이른 아침에 눈 뜨자마자 쉬야 하고 작은 찐 고구마 한 쪽 먹은 후에 다시 잔다. 어쩌다 다른 일에 신경 쓰느라고 고구마 주는 걸 잊으면 애가 온 집안을 빙빙 돌기만 하고 안절부절 못 해서 이상하다 하다가, 곰곰 생각해 보면 고구마를 잊었던 걸 깨닫곤 한다. 밥으로 먹는 사료는 저녁 때만 먹을 뿐 아침에는 절대 건들지 않아서 전날 밤에 먹고 남은 사료 몇 알만 담겨 있는 그릇이다.
고구마도 작은 것, 사료도 반 주먹(작은 알갱이 30~40알이나 될까), 낮에 육포 따위 간식 조금, 그리고 우리가 과일이나 고기라라도 먹을 때 한두 조각 정도, 그렇게 먹고 산다. 가끔 날고기로 간식을 주기도 한다. 워낙 몸피가 작기도 하지만 어려서부터 먹는 것에 덤벼드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입맛 까다로운가 하면 절대 아니어서 고루 잘 먹는 편이고 양도 늘 일정하다. 한 여름 너무 더울 때 입맛 떨어지면 하루 이틀 고기도 마다할 때 있긴 하지만, 어쨌든 절대 끼니 거르는 적 없는 애가 어쩌다 먹는 것 앞에서 고개 홱 돌리고 외면하면 그건 분명히 탈이 날 징조로 알아도 좋다.
보는 사람들마다 막둥이가 너무 말라 애처롭다고들 한다. 작년에 시력 잃고 청력과 후각도 잃은 후에 마음대로 움직이지를 못 하니까 근육이 빠져나가서 확실히 더 마르긴 했다. 그러나 본래가 날씬, 즉 남들 보기에 말랐다. 그 탓에 몸이 가벼웠는지 뛰어오르내리지 못 하는 곳이 없었으니, 요즘 부쩍 늘어난 디룩디룩한 비만견들에 대면 나는 막둥이 보기 흐뭇해 죽겠었다. 사람이건 짐승이건 비만은 병을 부르고 목숨을 줄인다. 배가 부르도록 먹지 않고 음식을 잘 씹어먹는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듯이 짐승도 마찬가지여서 막둥이도 적게 먹으면서 아드득아드득 잘 씹어 먹는다. 허둥지둥 커다란 것 통째로 꿀꺽 삼키고 캑캑거리는 다른 개들을 보면 이상할 지경이다.
오늘 아침엔 남편이 유난히 느리작거려서 시간이 죄다 어긋났다. 남편 데려다 놓고 돌아오면 막둥이가 깨 고구마를 먹는데 그 시간이 뒤틀린 것이다. 막 집에서 나서려는 참에 애가 꼼지락거리는 게 보였다. 아직 일어난 건 아니어서 제발 조금 더 자거라 하는 마음으로 살금살금 집을 나섰다. 출근시간 조금 늦어지면 그 사이에 차가 부쩍 늘어 버린다. 더구나 비가 퍼붓는 출근길이라니. 옆에서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물이라도 튀길새라 조심조심 굴리다 보니까 시간이 두 배는 든 것 같았다. 현관에 들어서 슬리퍼 벗고 한 발 들이미는데 막둥이가 서 있는 거다. 이미 쉬야는 질펀하게 싸질러놨고, 게다가 똥도 한 덩어리, 그리고는 저녁에 먹고 남은 사료 몇 알을 아드득 먹고 있는 중이었다. 맙소사, 고구마는 없지 배는 고프지, 그렇게 싫어하는 아침 사료를 몇 알이나마 먹는다니...그만 왈칵 미안해졌다.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어진 셈인데 그걸 못 참고, 쯧. 제 딴에는 나를 찾아 얼마나 온 집안을 헤맸을꼬. 끝내 내 흔적이 없자 할 수 없이 그릇에 주둥이를 들이민 모양이라, 잔뜩 성깔 났는지 눈이 쪽 찢어져 올라갔다.
부랴부랴 어제 쪄놓은 고구마를 살짝 덥혀서 한 입 거리로 떼어주기 시작하자 비로소 눈꼬리가 내려가며 맛있게 먹는다. 행복한 표정이다. 고구마 몇 쪽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막둥이-짐승들이 부럽다. 사람도 배만 채우면 유유자적 하늘 보고 들 보고 산 보고 물 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을 느낀다면 좀 좋을까. 마지막 한 조각까지 다 먹고나서 멀뚱히 서 있는 막둥이, 그조차도 우리 순서다. 이제 내가 누나한테 데려다주기만 기다리는 것. 밤새 내 옆에서 잔 다음에 아침 먹고는 늦잠 자는 누나 옆에서 잔다. 다음 주부터 개강이니까 새벽같이 나갈 누나, 이제 막둥이 생활 사이클이 바뀔 테니 한 동안 적응 못 하고 신경질만 내겠구먼.
고구마도 작은 것, 사료도 반 주먹(작은 알갱이 30~40알이나 될까), 낮에 육포 따위 간식 조금, 그리고 우리가 과일이나 고기라라도 먹을 때 한두 조각 정도, 그렇게 먹고 산다. 가끔 날고기로 간식을 주기도 한다. 워낙 몸피가 작기도 하지만 어려서부터 먹는 것에 덤벼드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입맛 까다로운가 하면 절대 아니어서 고루 잘 먹는 편이고 양도 늘 일정하다. 한 여름 너무 더울 때 입맛 떨어지면 하루 이틀 고기도 마다할 때 있긴 하지만, 어쨌든 절대 끼니 거르는 적 없는 애가 어쩌다 먹는 것 앞에서 고개 홱 돌리고 외면하면 그건 분명히 탈이 날 징조로 알아도 좋다.
보는 사람들마다 막둥이가 너무 말라 애처롭다고들 한다. 작년에 시력 잃고 청력과 후각도 잃은 후에 마음대로 움직이지를 못 하니까 근육이 빠져나가서 확실히 더 마르긴 했다. 그러나 본래가 날씬, 즉 남들 보기에 말랐다. 그 탓에 몸이 가벼웠는지 뛰어오르내리지 못 하는 곳이 없었으니, 요즘 부쩍 늘어난 디룩디룩한 비만견들에 대면 나는 막둥이 보기 흐뭇해 죽겠었다. 사람이건 짐승이건 비만은 병을 부르고 목숨을 줄인다. 배가 부르도록 먹지 않고 음식을 잘 씹어먹는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듯이 짐승도 마찬가지여서 막둥이도 적게 먹으면서 아드득아드득 잘 씹어 먹는다. 허둥지둥 커다란 것 통째로 꿀꺽 삼키고 캑캑거리는 다른 개들을 보면 이상할 지경이다.
오늘 아침엔 남편이 유난히 느리작거려서 시간이 죄다 어긋났다. 남편 데려다 놓고 돌아오면 막둥이가 깨 고구마를 먹는데 그 시간이 뒤틀린 것이다. 막 집에서 나서려는 참에 애가 꼼지락거리는 게 보였다. 아직 일어난 건 아니어서 제발 조금 더 자거라 하는 마음으로 살금살금 집을 나섰다. 출근시간 조금 늦어지면 그 사이에 차가 부쩍 늘어 버린다. 더구나 비가 퍼붓는 출근길이라니. 옆에서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물이라도 튀길새라 조심조심 굴리다 보니까 시간이 두 배는 든 것 같았다. 현관에 들어서 슬리퍼 벗고 한 발 들이미는데 막둥이가 서 있는 거다. 이미 쉬야는 질펀하게 싸질러놨고, 게다가 똥도 한 덩어리, 그리고는 저녁에 먹고 남은 사료 몇 알을 아드득 먹고 있는 중이었다. 맙소사, 고구마는 없지 배는 고프지, 그렇게 싫어하는 아침 사료를 몇 알이나마 먹는다니...그만 왈칵 미안해졌다.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어진 셈인데 그걸 못 참고, 쯧. 제 딴에는 나를 찾아 얼마나 온 집안을 헤맸을꼬. 끝내 내 흔적이 없자 할 수 없이 그릇에 주둥이를 들이민 모양이라, 잔뜩 성깔 났는지 눈이 쪽 찢어져 올라갔다.
부랴부랴 어제 쪄놓은 고구마를 살짝 덥혀서 한 입 거리로 떼어주기 시작하자 비로소 눈꼬리가 내려가며 맛있게 먹는다. 행복한 표정이다. 고구마 몇 쪽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막둥이-짐승들이 부럽다. 사람도 배만 채우면 유유자적 하늘 보고 들 보고 산 보고 물 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을 느낀다면 좀 좋을까. 마지막 한 조각까지 다 먹고나서 멀뚱히 서 있는 막둥이, 그조차도 우리 순서다. 이제 내가 누나한테 데려다주기만 기다리는 것. 밤새 내 옆에서 잔 다음에 아침 먹고는 늦잠 자는 누나 옆에서 잔다. 다음 주부터 개강이니까 새벽같이 나갈 누나, 이제 막둥이 생활 사이클이 바뀔 테니 한 동안 적응 못 하고 신경질만 내겠구먼.
# by | 2009/08/27 09:39 | 막둥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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