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2일
울 막둥
아토피인지 앨러지인지 정확한 명칭은 건너뛰기로 하고, 아마 대여섯 해 전부터 그런 게 생겨서 자꾸 털이 빠졌다. 미친 듯이 긁어대던 것은 그럭저럭 잡았지만 이미 빠진 털을 되나게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나이 먹어가니까 그런 것 없어도 절로 털이 빠질 터. 한창 때처럼 반지르르 검은 색 아름다운 털이 없는 건 아쉽지만, 털 때문에 막둥이를 사랑한 건 아니었다 뭐. 저렇게 털이 빠져 있어도 긁어대는 것이 없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해야지. 물론 지금도 남의 집에 가서 언뜻 사료 몇 알 먹었다간 박박 긁느라 나를 밤새 잠 못 자게 하지만.

맨질맨질 콧등. 거울처럼 상이 맺힐 정도다.

이제 더 이상 아무 상도 맺히지 않는 뿌연 눈. 지금 저기 맺혀 있는 건 허상이다. 녀석이 잡아낼 수 없는, 그냥 내 보기에만 맺힌 상. 그러나 저 하얀 동자 안쪽 깊은 곳에는 아마 우리 식구 모습이 고이 간직되어 있을 것이다. (어찌나 머리를 흔들어대는지 초점을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맨질맨질 콧등. 거울처럼 상이 맺힐 정도다.

이제 더 이상 아무 상도 맺히지 않는 뿌연 눈. 지금 저기 맺혀 있는 건 허상이다. 녀석이 잡아낼 수 없는, 그냥 내 보기에만 맺힌 상. 그러나 저 하얀 동자 안쪽 깊은 곳에는 아마 우리 식구 모습이 고이 간직되어 있을 것이다. (어찌나 머리를 흔들어대는지 초점을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 by | 2009/10/22 15:16 | 막둥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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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털 때문에 제가 기르던 개를 사랑한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하루 아침에 제 곁을 떠난 그녀석을 그리워할 때, 가장 갈증이 나는 대상은 그 털의 감촉, 그리고 눈망울이더군요. 헤어진지 12년이 다 되어가지만...아직도 그립네요...
그 녀석은 5년 살다 갔어요. 가장 젊고 파릇하던 시기만 제 기억에 있지요. 그런데....저는 늙은 그녀석의 모습을 못 본 게 평생 아쉬울 것 같아요.
더불어 행복하게 살았지요.
앞으로도 그럴 거구요.
떠나 보내고 나서도 생각만 하면 아련하게 행복을 떠올릴 거예요.
함께 자라고 함께 늙어간다는 것, 예쁘고 귀여운 것만이 아니라 추해지는 것마저 함께 겪으며 그마저 아름다이 기억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