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분지 일

고구마 커다란 거 반쪽이나 먹고 나더니 엉거주춤 걷는 자세가 수상했다. 달랑 들어 화장실에 잡아넣었는데 콩콩 냄새도 맡지 못 하는 코를 바닥에 붙이고 몇 바퀴 돌더니 홀랑 나와 버렸다. 지켜보다가 쉬야건 응가건 생각 없나 보다고 나도 돌아섰다. 고구마 껍질이랑 치우고 부엌에서 나섰더니만, 헉, 저, 저게 다 뭐야?

이 집에 분명히 막둥이랑 나밖에 없다. 그런데 화장실 부근 거실 세 군데에 떨어져 있는 저 똥덩어리는? 1.5키로짜리 늙은 요키가 저렇게 단단하고 굵은 똥을 그것도 다섯 덩어리나 쌌단 말야? 사람 어른이 쌌다고 해도 믿을 만큼을. 녀석이 잘 먹는 것도, 그리고 특별히 아프지 않을 때는 똥이 좋은 것도 안다...만, 저렇게 한꺼번에 많이 싼 것은 정말 드물게 보는 일이다. 다 싸고도 어정거리고 돌아다니다 행여 밟기라도 할까 봐 후다닥 휴지로 싸 변기에 버리고 콰르릉 물을 내렸는데. 아뿔싸.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둘 걸.

사람이나 짐승이나 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싸는 것이 그 못지 않게,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는 울 막둥이는 정말 대견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몸무게 삼분지 일은 똥이었던 거 아냐? 배가 홀쭉하다. 한 잠 자고 나면 또 배 고프다고 하게 생겼네. 자려는지 동그랗게 똬리 틀고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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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暗雲姬 | 2009/10/22 17:33 | 막둥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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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aJune at 2009/10/23 00:35
풉;;; 꼬실군 몸무게가 확 줄었겠군요;;;
Commented by 暗雲姬 at 2009/10/23 08:17
진짜 이 손 저 손 옮겨가며 애를 어림 달아봤다니까요.
Commented by 앙녀 at 2009/10/23 09:57
역시 변비엔 고구마가 최고.. 왠지 막 상상이 가요.
잘먹고 잘싸주는것만으로 항상 감사 하고 살고 있어요.
Commented by 暗雲姬 at 2009/10/23 10:01
요놈도 찐 고구마는 별로고 군 고구마만 밝혀요. ^^
Commented by 앙녀 at 2009/10/23 11:39
군고구마가 더 맛있긴 해요. ^^;;
Commented by 暗雲姬 at 2009/10/23 11:45
음, 그리고 목이 메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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