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손을 안 씻었길래

`신종플루 공포'에 자취 감춘 결막염 에 엮다.

사흘 전에 딸애와 앉아 뉴스를 보는데, 또 신종플루 예방 어쩌구, 만날 하는 소리가 나왔다.

- 알고 보면 예방법 너무 간단하잖아요. 물론 공기로 전염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애당초 철저히 관리하면 시작부터 안 될 테니까 그렇게 걱정할 거 없을 텐데요. 저렇게 방송에서 매일 예방법 떠들고, 건물마다 예방법 전단 붙여놓고 하는 걸 보면 우스워요. 그 동안 도대체 사람들은 손 안 씻고 살았대요?

- 얘, 얘, 입이 방정이라고, 그런 소리 함부로 하다가 네가 덜컥 걸리면 어떡하냐. 하긴 그러면 그 때는 호흡기 감염이라고 우기면(?) 되겠지만.

사실 아이한테는 그런 놀라움이 학교생활 12년 동안 늘 따라다니는 거였다. 학교에서 염색 못 하게 한다고, 파마 못 하게 한다고 궁시렁대면서, 수업시간에조차 몰래 거울 들여다보고 분첩 두들기면서 정작 교복 꼬질꼬질한 것 보면 기가 막히다고 했었다. 애가 교복을 매일 빤다니까 무슨 괴물 보듯 했다고 했다. 밥 먹기 전에 손 닦는 것을 지키는 애들도 없다 했다. 대학에 와서도 달라지지 않은 게, 자유로워졌으니까 모양은 더더욱 내고 다니건만, 과실에서 그림 그리고 뒤처리 하지 않아 쓰레기통을 방불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한다. 심지어는 소위 야간작업 한다고 밤새면서 먹고 마시던 것 그냥 내버려뒀더니 지난 주에는 쥐까지 등장하셨다는데. 그런 형편에도 손만 죽어라 닦는 것으로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니, 나머지 생활 전반을 보다 깨끗하게 하면 기타 전염병들도 박멸할 수 있다고 믿어도 좋지 않을까.

예쁜 것보다는 깨끗한 게 더 매력 있단다.

by 暗雲姬 | 2009/11/06 08:41 | 생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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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aJune at 2009/11/06 16:38
오늘 지하철 환승때문에 길고 긴 에스칼레이터를 올라가고 있는데 앞에서 호떡인지 만둔지 싸먹고 남은 쓰레기가 후떡 떨어지더라고요. 분명히 뭔가가 떨어지는데도 쳐다도 안 보는 쓰레기 주인. 그냥 복도 같았으면 냅뒀으련만 에스칼레이터인데요. 그거 계단 사이에 끼어들어가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싶어 얼른 주워들었지요. 근데 그거 떨어뜨리신 아주마이..... 참 멀끔하고 깔끔하게 머리에서 발끝까지 차려 입으셨더군요. 가방도 뭔 메이커의 깔끔한 서류가방이었고. 그런데도 지 가방에서 뭐 떨어졌는지 첨에 힐끗 본 이래 신경도 안 쓰더라는.... -_-;;;

마음이 이뻐야해요. 정말...
Commented by 暗雲姬 at 2009/11/07 06:38
좋고 값나가는 것만 내 것 하려는 고약한 심사, 마음보가 그러니 생활이 온통 더러울 수밖에요.
값나가는 것만 쓸고 닦고 모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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